트럼프 행정부의 강력한 관세 정책이 대서양 건너편 동맹국들의 경제를 뒤흔들고 있다. 특히 영국과 아일랜드는 미국의 관세 부과로 인해 심각한 경제적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두 나라는 서로 다른 상황과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이들 국가의 경제 구조와 미국 시장 의존도 차이에 따른 영향과 대응 전략을 살펴본다.
영국 경제, 180억 파운드 손실 위기에 직면
영국은 미국의 관세 부과로 인해 국내총생산(GDP)이 최대 0.6%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금액으로 환산하면 약 180억 파운드에 달하는 규모다. 영국 예산책임청(OBR)은 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는데, 미국의 관세 정책이 전 세계적으로 확대될 경우 GDP가 최대 1%까지 감소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타격이 큰 산업은 철강, 알루미늄, 석유, 제약 산업으로, 이들 분야의 수출 감소는 약 220억 파운드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자동차 산업 역시 심각한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이며, 약 76억 파운드 상당의 자동차 수출이 위협받고 있다.
영국 정부는 이러한 경제적 충격에 대응하기 위해 보복 관세를 부과하는 대신 '무역 방어' 전략을 채택했다. 키어 스타머 총리는 미국과의 협상을 통해 관세 영향을 최소화하고, 디지털 서비스세 조정 등의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이는 미국과의 무역 갈등을 악화시키지 않으면서도 영국 경제의 피해를 줄이려는 균형 잡힌 접근법으로 평가받고 있다.
아일랜드, 8만 개 일자리가 위험에 처해
아일랜드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미국이 20% 관세를 부과할 경우 아일랜드의 GDP는 약 18억 유로(약 2조 6천억 원)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우려되는 점은 일자리 손실로, 최악의 시나리오에서는 약 8만 개의 일자리가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아일랜드 정부는 경고했다.
아일랜드에서 가장 큰 타격을 받을 산업은 제약, 식품, 주류 산업이다. 특히 제약 산업은 미국 시장 의존도가 높아 더욱 취약한 상황이다. 아일랜드 경제사회연구소(ESRI)의 보고서에 따르면, 25% 관세와 EU의 보복 관세가 동시에 적용될 경우 5~7년 동안 GDP가 3.7%까지 감소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아일랜드 정부는 이러한 경제적 충격에 대응하기 위해 재정 준비금을 활용한 경제 안정화 정책을 준비하고 있다. 또한 EU 차원의 대응책 마련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실업 지원이나 산업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피해를 최소화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두 나라의 차이점: 미국 시장 의존도와 경제 구조
영국과 아일랜드가 받는 경제적 타격의 차이는 미국 시장에 대한 의존도와 경제 구조에서 비롯된다. 영국은 경제 규모가 크고 다변화된 산업 구조를 가지고 있어 상대적으로 미국 시장 의존도가 낮은 편이다. 반면 아일랜드는 수출의 약 32%가 미국 시장으로 집중되어 있어, 관세 부과의 영향이 더욱 직접적이고 강력하게 나타날 수 밖에 없다.
이를 수치로 비교해보면 더욱 명확해진다:
항목 | 영국 | 아일랜드 |
GDP 감소율 | 최대 0.6% (약 £18 billion) | 약 €18억 (최대 3.7%) |
주요 피해 산업 | 철강, 알루미늄, 석유, 제약 | 제약, 식품, 주류 |
정부 대응 | 보복 관세 미부과, 미국과의 협상 중 | 재정 준비금 활용 및 EU 차원 대응 |
미국 의존도 | 상대적으로 낮음 | 수출의 약 32%가 미국 시장으로 집중 |
특히 아일랜드의 GDP 감소율이 영국보다 훨씬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점은 경제 규모의 차이와 함께 미국 시장 의존도가 주요 요인으로 작용한다. 또한 아일랜드는 다국적 기업의 활동에 크게 의존하는 경제 구조를 가지고 있어, 글로벌 무역 환경 변화에 더욱 취약한 모습을 보인다.
전망과 시사점
미국의 관세 정책이 영국과 아일랜드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단기적으로는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장기적 전망은 두 나라의 대응 전략과 글로벌 무역 환경의 변화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영국의 경우, 미국과의 양자 협상을 통해 특정 산업에 대한 관세 면제나 완화를 이끌어낼 가능성이 있다. 브렉시트 이후 독자적인 무역 정책을 펼칠 수 있게 된 만큼, 미국과의 새로운 무역 협정을 통해 경제적 손실을 만회할 여지가 있다.
반면 아일랜드는 EU의 일원으로서 독자적인 무역 협상이 제한되어 있지만, EU 차원의 공동 대응을 통해 협상력을 높일 수 있다. 또한 아일랜드 정부가 준비 중인 경제 안정화 정책이 효과적으로 작동한다면, 일자리 손실과 경제적 충격을 어느 정도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두 나라 모두 글로벌 무역 둔화와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인한 간접적인 경제적 영향에도 대비해야 한다. 관세로 인한 직접적인 손실 외에도, 글로벌 공급망 혼란과 물가 상승은 추가적인 경제적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미국의 관세 정책은 영국과 아일랜드뿐만 아니라 글로벌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변수다. 따라서 두 나라의 정부는 단기적인 경제적 충격을 최소화하면서도, 장기적인 경제 회복력을 강화하기 위한 균형 잡힌 접근이 필요하다. 국제 무역 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경제 다변화와 산업 경쟁력 강화를 통해 외부 충격에 대한 회복력을 키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다.
'International' 카테고리의 다른 글
미국의 RFE/RL 러시아어 방송 중단: 의미와 전망 분석 (0) | 2025.04.04 |
---|---|
현실주의적 관점으로 본 한중일 3국의 경제 협력: 미국 관세에 맞선 실용적 공조 (0) | 2025.04.03 |
마린 르펜 유죄 판결: 유럽의 엘리트와 포퓰리즘 갈등 심화 (0) | 2025.04.02 |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의 정치적 불안정성과 분리 독립 위기 (0) | 2025.04.01 |
스페인 청년들의 사회통합 어려움과 한국 상황과의 비교 분석 (0) | 2025.03.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