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포르투갈 대규모 정전 사태: 유럽 남부 대혼란

2025년 4월 28일, 유럽 남부를 뒤흔든 대규모 정전 사태가 발생했다. 스페인과 포르투갈 전역을 뒤덮은 이번 정전은 약 5천만 명 이상의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며 현대 유럽 역사상 가장 광범위한 전력 위기 중 하나로 기록되고 있다. 교통 마비, 통신 두절, 일상생활 중단 등 유럽 남부는 순식간에 혼돈 속으로 빠져들었다. 이 글에서는 이번 정전 사태의 전모와 영향, 그리고 현재 진행 중인 복구 상황을 살펴본다.

정전 발생 개요와 규모

2025년 4월 28일 오전 11시 30분(포르투갈 현지 시간)부터 12시 30분(스페인 현지 시간) 사이, 두 나라 전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전력 공급이 중단되었다. 이는 한국 시간으로 약 오후 7시 30분부터 8시 30분 사이다.

영향 지역

• 스페인: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세비야, 발렌시아, 빌바오 등 주요 도시를 포함한 국토 대부분
• 포르투갈: 리스본, 포르투, 산타렘, 파루 등 전국적으로 영향
• 기타 지역: 프랑스 남서부(바스크 지역, 부르고뉴 일부), 안도라, 벨기에 일부 지역에서도 단기간 정전 발생

총 인구 기준으로 스페인 약 4,700만 명, 포르투갈 약 1,060만 명을 포함해 약 5천만 명 이상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았다. 스페인의 전력 수요는 갑작스럽게 27,500MW에서 12,000~15,000MW로 급감했다.

정전의 주요 원인

정전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완전히 규명되지 않았으나, 전력망 운영사들의 공식 발표에 따르면 다음과 같은 요인들이 지목되고 있다:

• 스페인 전역의 극단적 온도 변화: 포르투갈 전력망 운영사 REN(Redes Energéticas Nacionais)에 따르면 스페인에서 발생한 "희귀 대기 현상(rare atmospheric phenomenon)"으로 인해 초고압 전선(400kV)에서 "유도 대기 진동(induced atmospheric vibration)"이 발생했다고 한다.
• 전력망 진동: 스페인 전력망 운영사 Red Eléctrica는 "전력망의 강한 진동(very strong oscillation)"으로 유럽 전력망과 스페인 전력망 사이의 연결이 끊어지면서 정전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사이버 공격 가능성도 제기되었으나, 현재까지 스페인 국가 사이버보안 연구소와 포르투갈 국가 사이버보안 센터는 이를 뒷받침할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발표했다. 또한 프랑스 남서부 알라릭 산에서 발생한 화재로 고압 송전선이 손상되었다는 일부 보도도 프랑스 전력망 운영사 RTE에 의해 부인되었다.

정전의 주요 영향

이번 정전으로 인해 유럽 남부의 일상은 완전히 마비되었다. 주요 영향은 다음과 같다:

교통 체계 마비

• 철도: 스페인 국영 철도 Renfe와 포르투갈 철도망 전체가 운행 중단
• 지하철: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리스본, 포르투의 지하철이 멈추며 승객들이 터널을 걸어 대피하는 상황 발생
• 도로: 신호등 작동 중단으로 주요 도시에서 교통 대혼란 발생
• 항공: 마드리드 바하라스, 바르셀로나 엘프라트, 리스본, 포르투 공항에서 비행 지연 및 일부 취소

통신 및 금융 서비스 중단

• 인터넷 및 모바일 네트워크 마비로 정보 접근 어려움
• ATM 및 카드 결제 시스템 작동 불능으로 현금 경제로 일시 회귀
• 은행 서비스 중단으로 금융 거래 불가

공공 서비스 차질

• 병원: 비상 발전기를 가동해 긴급 환자 치료는 유지했으나, 비응급 진료는 중단
• 수도 공급: 펌프 가동 중단으로 일부 지역 물 공급 차질
• 긴급 서비스: 비상 발전기로 운영되며 긴급 상황 외 연락 자제 요청

경제 및 일상생활 타격

•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리스본 등의 상점, 레스토랑, 사무실이 문을 닫음
• 마드리드 오픈 테니스 토너먼트 중단
• 식품, 물, 배터리, 발전기 등의 공황 구매 발생
• 리스본과 마드리드의 슈퍼마켓 선반이 비고, 주유소와 ATM 앞에 긴 줄 형성

복구 진행 상황

정전 발생 후 24시간이 지난 현재, 복구 작업은 다음과 같이 진행되고 있다:

스페인

• Red Eléctrica는 북부(바스크, 갈리시아), 남부(안달루시아), 서부 지역부터 점진적으로 전력을 공급 중
• 복구 예상 시간은 6~10시간(4월 28일 오후 6시~10시)으로 발표했으나, 일부 지역은 더 오래 걸릴 가능성
• 스페인 원자력 안전위원회(CSN)는 원자력 발전소가 자동 정지했으나, 디젤 발전기로 안전 상태를 유지 중이라고 확인

포르투갈

• REN은 복구가 "복잡한 작업"이라며, 완전 정상화까지 최대 1주일이 걸릴 수 있다고 경고
• E-Redes는 리스본, 포르투 등 주요 도시에 점진적으로 전력을 복구 중

프랑스 및 기타 지역

• 프랑스는 이미 복구 완료. RTE는 스페인에 추가 전력 수출 준비 완료
• 안도라와 벨기에 일부 지역의 단기 정전도 대부분 해결

정부 및 국제 대응

각국 정부와 유럽연합은 신속하게 대응에 나섰다:

스페인

• 페드로 산체스 총리는 Red Eléctrica 사무실에서 긴급 회의를 주재하고, 오후에 모클로아 정부 청사에서 2차 긴급 내각 회의를 소집
• 국가안보위원회와 국가 사이버보안 연구소가 원인 조사에 착수
• 교통부는 신호등 및 전기 도로 표지판 문제로 차량 사용 자제를 요청

포르투갈

• 루이스 몬테네그루 총리는 정전 원인이 포르투갈 외부(스페인)에서 비롯되었다고 언급하며, 정보 당국이 원인 조사 중
• 경찰은 교통 통제와 엘리베이터 갇힘 사고 대응을 위해 추가 인력을 배치

유럽연합 및 국제 지원

• EU 집행위원회는 스페인, 포르투갈 당국 및 ENTSO-E와 협력해 원인 분석과 정보 공유를 진행
• 테레사 리베라 EU 집행위원회 부위원장은 시민들에게 인내를 요청하며, 고의적 공격 증거는 없다고 강조
• 프랑스는 스페인에 전력 수출을 시작
• 우크라이나 에너지부 장관 게르만 갈루셴코는 스페인과 포르투갈에 에너지 복구 지원을 제안

시민들의 반응과 현장 상황

현지 주민들은 혼란과 불안 속에서 상황에 대처하고 있다:

• 스페인 무르시아 거주자 레슬리는 "식품, 물, 현금, 연료 부족이 우려된다"며 정보 부족을 호소
• 리스본의 영국인 교사 에밀리 소로우굿은 학교에서 "어둠 속에서 수업 중"이라며, 학부모들이 자녀를 데리러 오고 있다고 전함
• 소셜 미디어에서는 정전 상황과 관련된 게시물이 폭증했으며, 일부 오보와 루머도 확산

역사적 맥락과 전망

이번 정전은 유럽 역사상 가장 큰 규모 중 하나로, 2003년 이탈리아 전역 정전(12시간)이나 2006년 독일발 유럽 정전 사태와 비교된다. 전문가들은 다음과 같은 분석과 전망을 내놓고 있다:

• "대기 현상" 설명은 기술적 신빙성이 있지만, 구체적 증거 부족으로 신뢰도가 낮음
• 사이버 공격이나 인프라 노후화 가능성도 여전히 배제할 수 없음
• 스페인은 4월 28일 밤까지 대부분 복구 가능성이 높지만, 포르투갈은 일부 지역에서 1주일 이상 걸릴 수 있음
• 장기적으로는 공황 구매, 물류 차질, 경제 손실이 우려되며, 전력망 안정성 강화를 위한 유럽 차원의 논의가 가속화될 전망

권고 사항

당국은 시민들에게 다음과 같은 행동을 권고하고 있다:

• 불필요한 이동 자제, 비상용 식품/물/배터리 확보
• 공식 채널(스페인: Red Eléctrica, 포르투갈: REN, E-Redes)에서 최신 정보 확인
• 긴급 상황 외 112 연락 자제
• 여행자들은 항공편 상태를 항공사와 확인하고, 공항 접근 및 지상 교통 차질에 대비할 것

마치며

이번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대규모 정전 사태는 현대 사회가 전력에 얼마나 의존적인지, 그리고 전력 인프라의 취약성이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주었다. 복구 작업이 진행 중이지만, 완전한 정상화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유럽 전체적인 전력망 안정성과 비상 대응 체계에 대한 재검토가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지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대규모 정전 사태를 살펴보았다. 상황이 계속 변화하고 있으므로, 현지에 체류 중인 여행객이나 주민들은 공식 채널을 통해 최신 정보를 지속적으로 확인하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