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버넌스(G) 영역의 개념과 중요성
기업 거버넌스는 ESG의 마지막 축이자 환경(E)과 사회(S) 성과를 뒷받침하는 기반이다. 좋은 거버넌스 없이는 환경과 사회적 목표 달성이 어렵다는 점에서, G는 E와 S를 위한 토대라고 볼 수 있다. 거버넌스(G)는 기업의 의사결정 구조와 프로세스, 투명성, 책임성, 윤리적 경영 관행 등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1. 거버넌스의 핵심 요소와 역할
좋은 기업 거버넌스의 핵심 요소는 크게 ▲이사회의 구성과 운영 ▲주주 권리와 이해관계자 참여 ▲윤리경영과 컴플라이언스 ▲정보 공개와 투명성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이사회는 기업의 최고 의사결정 기구로서 경영진 감독, 리스크 관리, 장기 전략 수립 등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효과적인 이사회를 위해서는 독립성, 다양성, 전문성이 중요하다. 특히 사외이사의 실질적 독립성은 건전한 거버넌스의 핵심 요소다.
주주 권리 보호는 기업 거버넌스의 기본 원칙이다. 특히 소액주주의 권리 보호, 주주총회의 효과적 운영, 정보 접근성 보장 등이 중요하다. 또한 최근에는 주주뿐만 아니라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경영에 반영하는 '이해관계자 자본주의(Stakeholder Capitalism)' 개념이 부상하고 있다.
윤리경영과 컴플라이언스는 기업의 준법 및 윤리적 경영을 위한 내부 시스템이다. 행동강령, 내부고발 제도, 반부패 프로그램, 이해상충 관리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특히 글로벌 기업들은 점점 복잡해지는 규제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강력한 컴플라이언스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정보 공개와 투명성은 이해관계자들의 신뢰를 얻기 위한 필수 요소다. 재무 정보뿐만 아니라 ESG 성과, 리스크 요인, 보상 체계 등에 대한 투명한 공개가 요구된다. 특히 ESG 정보 공개는 최근 글로벌 규제 강화 추세에 따라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2. ESG 시대의 거버넌스 변화
ESG 경영이 확산되면서 기업 거버넌스도 진화하고 있다. 첫째, 이사회의 ESG 감독 기능이 강화되고 있다. 많은 기업들이 이사회 내 ESG 위원회를 설치하거나 기존 위원회의 역할을 확대해 ESG 리스크와 기회를 관리하고 있다.
둘째, 기업 목적(Corporate Purpose)에 대한 재정의가 이루어지고 있다. 단순한 이익 극대화를 넘어, 사회적 가치 창출을 기업의 존재 이유로 정의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Business Roundtable)이 2019년 발표한 '기업 목적에 관한 성명서'는 이러한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셋째, ESG 성과와 경영진 보상의 연계가 확대되고 있다. 단기 재무성과뿐만 아니라 장기적 ESG 목표 달성 여부를 임원 평가와 보상에 반영하는 기업이 증가하고 있다. 이는 장기적 관점의 의사결정을 촉진하는 효과가 있다.
넷째, 이사회 다양성이 중요한 거버넌스 이슈로 부상했다. 성별, 인종, 전문 배경, 연령 등 다양한 관점을 가진 이사진 구성이 기업의 의사결정 질을 높인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여성 이사 할당에 관한 규제가 전 세계적으로 강화되는 추세다.
3. 국내 거버넌스 현안과 발전 방향
한국 기업의 거버넌스는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지만, 여전히 몇 가지 중요한 과제가 남아있다. 첫째, 대주주와 경영진의 영향력이 큰 '지배주주 체제'에서 사외이사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가 중요한 과제다. 한국 기업들은 형식적인 사외이사 제도를 넘어, 실질적으로 견제와 균형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이사회 운영이 필요하다.
둘째, 복잡한 지배구조와 불투명한 의사결정 구조의 개선이 필요하다. 특히 대기업 집단의 경우, 순환출자, 비상장 계열사, 복잡한 내부거래 등이 거버넌스 투명성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최근 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 순환출자 해소 등 구조 개선이 진행되고 있으나, 더 근본적인 변화가 요구된다.
셋째, 주주 권리 강화와 주주활동주의(Shareholder Activism)의 균형이 중요하다. 소액주주 권리 보호는 중요하지만, 단기 이익에만 집중한 과도한 주주활동주의가 장기적 기업 가치를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장기적 관점의 건설적인 주주 참여를 촉진하는 문화와 제도가 필요하다.
넷째, ESG 거버넌스의 체계화가 시급하다. ESG 관련 의사결정 구조, 책임과 권한, 성과 관리 체계 등을 명확히 하고, 이를 기존 지배구조와 효과적으로 통합해야 한다. 특히 이사회의 ESG 감독 기능 강화, ESG 성과와 보상 연계, ESG 리스크 관리 체계 구축 등이 중요한 과제다.
거버넌스(G) 영역 지속가능경영 사례
1. 이사회 구성과 운영의 혁신 사례
유니레버의 지속가능경영 거버넌스
유니레버는 지속가능경영을 기업 핵심 전략으로 삼고, 이를 지원하는 강력한 거버넌스 체계를 구축했다. 유니레버의 이사회는 '기업책임위원회(Corporate Responsibility Committee)'를 통해 지속가능성 전략과 성과를 정기적으로 검토한다. 이 위원회는 전원 독립 사외이사로 구성되며, 환경, 사회, 윤리 이슈에 대한 감독 역할을 수행한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최고지속가능성책임자(Chief Sustainability Officer)가 경영위원회(Executive Committee)의 정식 멤버로 참여한다는 것이다. 이는 지속가능성이 핵심 사업 전략과 동등한 위상을 가짐을 보여준다. 또한 유니레버는 '지속가능한 생활 계획(USLP)' 자문위원회를 별도로 두어 외부 전문가들의 조언을 정기적으로 청취한다.
이사회 다양성 측면에서도 유니레버는 선도적 위치에 있다. 2022년 기준 이사회의 45%가 여성이며, 다양한 국적과 전문 배경을 가진 이사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는 글로벌 소비재 기업으로서 다양한 시장과 소비자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마이크로소프트의 ESG 거버넌스 체계
마이크로소프트는 이사회 차원의 ESG 감독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공공정책 및 규제위원회(Public Policy and Regulatory Affairs Committee)'의 역할을 확대했다. 이 위원회는 환경 지속가능성, 인권, 디지털 신뢰와 안전, 책임 있는 AI 등 주요 ESG 이슈를 감독한다.
특히 마이크로소프트는 '기업 표준 위원회(Corporate Standards Board)'라는 독특한 거버넌스 기구를 두고 있다. 이 위원회는 최고법무책임자(CLO)가 의장을 맡으며, 주요 부서 리더들이 참여해 ESG 관련 정책과 표준을 개발하고 이행을 감독한다. 산하에는 환경 지속가능성, 인권과 노동, 책임 있는 AI 등 주제별 전문 위원회가 있어 전문적인 관리가 가능하다.
또한 마이크로소프트는 이사회에서 경영진에게 자사 제품의 사회적 영향에 대한 심층 보고를 정기적으로 요구한다. 예를 들어, 안면인식 기술의 인권 영향, AI 윤리, 데이터 프라이버시 등에 관한 리스크를 이사회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검토한다. 이는 기술 기업으로서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거버넌스 관행이다.
포스코의 ESG 위원회 운영
포스코는 2021년 이사회 내 'ESG 위원회'를 신설하고, 기존의 재정 및 운영위원회, 평가 및 보상위원회, 감사위원회 등과 함께 ESG 이슈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체계를 구축했다. ESG 위원회는 전원 독립 사외이사로 구성되며, 환경 정책, 기후변화 대응, 사회공헌, ESG 정보공개 등에 관한 주요 의사결정을 담당한다.
특히 포스코는 '그룹 ESG 협의회'를 통해 그룹사 전체의 ESG 전략을 조율한다. 포스코 대표이사가 의장을 맡고, 각 그룹사 CEO와 최고ESG책임자(CESG)가 참여하는 이 협의체는 분기별로 개최되어 그룹 차원의 ESG 정책과 성과를 점검한다.
또한 포스코는 이사회 다양성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2020년 첫 여성 사외이사 선임 이후 여성 이사 비율을 지속적으로 높이고 있으며, 환경, 사회, 디지털 전환 등 ESG 관련 전문성을 갖춘 이사 선임을 확대하고 있다.
2. 주주권리 보호와 이해관계자 참여 사례
네덜란드 DSM의 이중 중요성(Double Materiality) 접근법
글로벌 영양 및 바이오 기업인 DSM은 이해관계자 참여를 통한 '이중 중요성(Double Materiality)' 평가를 거버넌스의 핵심 요소로 삼고 있다. 이중 중요성이란 ESG 이슈가 기업에 미치는 재무적 영향과 기업이 사회·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동시에 고려하는 접근법이다.
DSM은 2년마다 광범위한 이해관계자 설문조사를 실시해 주요 ESG 이슈를 식별하고 우선순위를 정한다. 직원, 고객, 투자자, 정부, NGO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 그룹이 참여하며, 그 결과는 '중요성 매트릭스(Materiality Matrix)'로 시각화된다. 이 매트릭스는 ▲이해관계자에게 중요한 이슈와 ▲DSM의 환경·사회·재무적 성과에 영향을 미치는 이슈를 한눈에 볼 수 있게 구성된다.
특히 DSM은 중요성 평가 결과를 단순한 보고용 자료로 활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전략 수립과 리스크 관리에 활용한다. 예를 들어, 기후변화와 순환경제가 핵심 이슈로 도출됨에 따라 이를 '브라이터 리빙 전략(Brighter Living Strategy)'의 중심에 두고, 관련 목표와 KPI를 설정했다.
또한 DSM은 외부 이해관계자들로 구성된 'CSR 자문위원회'를 운영한다. 학계, NGO, 국제기구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이 위원회는 CEO와 경영진에게 직접 조언을 제공하며, 이사회에도 정기적으로 보고한다.
노르웨이 연기금(NBIM)의 적극적 주주권 행사
노르웨이 국부펀드(NBIM)는 세계 최대 규모의 연기금 중 하나로,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를 통해 투자 기업의 지속가능경영을 촉진하는 대표적 사례다. NBIM은 '책임 있는 투자(Responsible Investment)' 원칙에 따라 투자 기업의 ESG 성과를 정기적으로 평가하고, 필요시 적극적인 관여(Engagement)와 의결권 행사를 통해 변화를 유도한다.
NBIM은 매년 '책임 있는 투자 보고서'를 통해 주주권 행사 활동과 성과를 투명하게 공개한다. 2021년에는 2,600개 이상의 기업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했으며, 특히 이사회 다양성, 기후변화 전략, 경영진 보상 등 ESG 관련 안건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했다.
주목할 만한 사례로, NBIM은 기후변화 대응이 미흡한 기업에 대해 단계적 접근법을 취한다. 우선 개별 면담과 협력적 관여(Collaborative Engagement)를 통해 기업의 변화를 촉구하고, 개선이 없을 경우 주주총회에서 이사 선임 안건에 반대표를 던지거나 주주제안을 제출한다. 최후의 수단으로는 투자 제외(Divestment) 결정을 내린다. 실제로 석탄 사업 비중이 높은 여러 기업을 투자 대상에서 제외했다.
NBIM의 사례는 장기 투자자로서 적극적 주주권 행사가 기업의 지속가능성과 장기 가치 창출에 기여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SK그룹의 이해관계자 참여 모델
SK그룹은 '행복 극대화'를 경영 철학으로 내세우며,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행복을 증진하기 위한 거버넌스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특히 '사회적 가치(Social Value)' 창출을 핵심 경영 목표로 삼고, 이를 측정·관리·보고하는 체계적인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SK그룹은 '사회적 가치 측정(SV Measurement)' 체계를 통해 경제간접 기여성과, 비즈니스 사회성과, 사회공헌 사회성과 등 세 가지 영역에서 창출한 사회적 가치를 정량적으로 측정한다. 이 결과는 재무성과와 함께 '더블 바텀 라인(Double Bottom Line)' 형태로 보고되며, 이사회와 주주총회에서도 주요 성과로 논의된다.
특히 SK는 이해관계자 참여를 촉진하기 위해 '주주소통위원회', '고객행복위원회', '협력사행복위원회' 등 다양한 채널을 운영한다. 2022년부터는 외부 이해관계자가 참여하는 'ESG 자문단'을 구성해 ESG 경영에 관한 조언을 구하고 있다.
SK텔레콤은 2020년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를 실천하기 위해 이사회 정관에 고객, 구성원, 주주, 협력사, 지역사회 등 5대 이해관계자에 대한 책임을 명시했다. 또한 2021년에는 CEO와 주요 경영진의 보상 중 일부를 ESG 성과와 연계하는 '사회적 가치 인센티브' 제도를 도입했다.
3. 윤리경영과 컴플라이언스 체계 구축 사례
지멘스의 반부패 프로그램
독일 글로벌 기업 지멘스(Siemens)는 2006년 대규모 부패 스캔들 이후, 세계적 수준의 반부패 프로그램을 구축한 대표적 사례다. 10억 달러가 넘는 벌금을 납부한 후, 지멘스는 전사적 차원의 '컴플라이언스 시스템' 개혁을 추진했다.
지멘스의 컴플라이언스 시스템은 최고경영자 직속의 강력한 컴플라이언스 조직이 특징이다. 글로벌 컴플라이언스 책임자(Chief Compliance Officer)는 이사회 멤버와 동등한 권한을 가지며, 전 세계 지사에 300명 이상의 전담 인력을 두고 있다. 컴플라이언스 위원회는 정기적으로 이사회와 감사위원회에 직접 보고한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컴플라이언스 리스크 평가(Compliance Risk Assessment)' 프로세스다. 이는 국가별, 사업부별 부패 리스크를 체계적으로 평가하고, 고위험 영역에 집중적인 관리 자원을 배분하는 시스템이다. 또한 '비즈니스 파트너 실사(Business Partner Due Diligence)' 프로그램을 통해 모든 협력사와 대리인에 대한 철저한 검증을 실시한다.
지멘스는 강력한 내부고발 제도도 운영한다. '텔 어스(Tell Us)' 핫라인과 외부 옴부즈맨 제도를 통해 익명의 제보를 접수하고, 제보자 보호 정책을 철저히 준수한다. 내부고발자에 대한 보복 행위는 중대 위반 사항으로 간주되며 엄격히 처벌된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지멘스는 반부패 분야에서 글로벌 모범 사례로 인정받고 있으며, 다우존스 지속가능경영지수(DJSI)에서 거버넌스 부문 최고 점수를 받고 있다.
노바티스의 윤리적 의사결정 프레임워크
글로벌 제약사 노바티스(Novartis)는 과거 여러 윤리적 논란을 겪은 후, 강력한 윤리경영 체계를 구축한 사례다. 특히 '윤리적 의사결정 프레임워크(Ethical Decision-Making Framework)'는 복잡한 윤리적 딜레마에 직면했을 때 일관된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지원하는 도구다.
이 프레임워크는 다섯 가지 질문으로 구성된다. ▲이 결정이 환자에게 최선인가? ▲사회의 기대에 부합하는가? ▲노바티스의 가치와 일치하는가? ▲내가 자랑스럽게 이 결정을 설명할 수 있는가? ▲다른 사람이 같은 방식으로 행동하기를 바라는가? 이 질문들을 통해 직원들은 윤리적 관점에서 자신의 결정을 체계적으로 검토할 수 있다.
노바티스는 '윤리, 리스크 및 컴플라이언스(Ethics, Risk & Compliance)' 조직을 통해 윤리경영을 총괄한다. 최고윤리리스크컴플라이언스책임자(CERCO)는 CEO에게 직접 보고하며, 이사회 감사위원회에도 정기적으로 보고한다. 특히 '연례 윤리적 리스크 평가(Annual Ethical Risk Assessment)'를 통해 잠재적 윤리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식별하고 관리한다.
주목할 만한 또 다른 요소는 '공정하고 효과적인 조사(Fair and Effective Investigations)' 원칙이다. 윤리 위반 혐의가 제기되면 철저한 독립성, 공정성, 적법절차를 보장하는 조사가 이루어지며, 그 결과에 따라 일관된 징계 조치가 취해진다. 모든 조사 과정과 결과는 투명하게 기록되고 경향성 분석에 활용된다.
이러한 윤리경영 체계를 바탕으로 노바티스는 2020년 미국에서 발생한 약 4억 달러 규모의 부정행위 사건을 스스로 당국에 신고하는 등 투명성과 책임성을 실천하고 있다.
현대기아차의 준법지원 시스템
현대기아차는 2012년 국내 기업 중 선도적으로 '준법지원제도'를 도입하고, 이를 지속적으로 발전시켜왔다. 이 제도는 법규 위반 리스크를 사전에 예방하고, 위반 발생 시 신속히 대응하기 위한 체계적인 시스템이다.
현대기아차는 이사회 산하에 '지속가능경영위원회'를 설치하고, 그 아래 '준법지원책임자(Chief Compliance Officer)'를 두어 컴플라이언스 활동을 총괄하도록 했다. 준법지원책임자는 연 1회 이상 이사회에 준법지원 활동을 보고하며, 독립적인 업무 수행을 보장받는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준법 리스크 평가(Compliance Risk Assessment)' 시스템이다. 이는 12개 핵심 리스크 영역(공정거래, 반부패, 개인정보 보호, 지식재산권 등)에 대해 정기적으로 리스크를 평가하고, 고위험 영역에 대한 집중 관리 계획을 수립하는 프로세스다. 또한 '자율준법 프로그램(Voluntary Compliance Program)'을 통해 각 부서와 사업장이 자체적인 준법 점검을 실시하도록 한다.
현대기아차는 내부고발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제보 채널(준법지원 포털, 이메일, 전화, 서면 등)을 운영하며, 제보자 보호와 비보복 원칙을 강조한다. 또한 전 직원 대상 정기 준법교육과 함께, 직무별·계층별 맞춤형 교육을 제공하며 준법 문화를 확산시키고 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현대기아차는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의 ESG 평가에서 지배구조(G) 부문 최고 등급(A+)을 획득했다.
4. 투명한 정보 공개와 ESG 보고 혁신 사례
파타고니아의 '풋프린트 크로니클(Footprint Chronicles)'
아웃도어 브랜드 파타고니아는 투명한 정보 공개의 선도적 사례로 꼽힌다. 특히 2007년 시작된 '풋프린트 크로니클(Footprint Chronicles)'은 제품의 생산 과정과 공급망 전체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혁신적인 플랫폼이다. 소비자들은 파타고니아 웹사이트에서 특정 제품을 선택하고 그 제품이 어디서,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전체 여정을 추적할 수 있다.
풋프린트 크로니클은 단순한 정보 제공을 넘어, 각 생산 시설의 근로 조건, 환경 영향, 사회적 책임 활동 등 상세한 정보를 포함한다. 특히 주목할 점은 '실패와 문제점'도 솔직하게 공개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특정 공장의 노동 문제, 물 소비량이 많은 공정, 탄소 발자국이 큰 운송 과정 등 개선이 필요한 영역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계획도 함께 제시한다.
파타고니아는 이러한 투명성을 제도화하기 위해 '환경 및 사회적 책임 이니셔티브(Environmental and Social Responsibility Initiative)'를 운영한다. 이 조직은 CEO에게 직접 보고하며, 공급망 전반의 환경·사회적 성과를 모니터링하고 개선을 추진한다. 특히 '공급업체 행동 규범(Supplier Code of Conduct)'과 '공정노동협회(Fair Labor Association)' 인증을 통해 공급망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확보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은 소비자들에게 큰 신뢰를 얻고 있으며, 파타고니아는 이를 통해 지속가능한 소비를 장려하고 산업 전체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데 기여하고 있다.
엑손모빌의 기후변화 관련 재무정보 공개
석유·가스 기업인 엑손모빌(ExxonMobil)은 과거 기후변화 정보 공개에 소극적이었으나, 투자자들의 압력과 '엔진 넘버 원(Engine No. 1)'이라는 행동주의 투자자의 이사회 진입 이후 크게 변화한 사례다. 특히 2021년부터 기후변화 관련 재무정보공개 태스크포스(TCFD) 권고안에 따른 포괄적인 기후 리스크 정보를 공개하고 있다.
엑손모빌의 TCFD 보고서는 네 가지 핵심 영역(지배구조, 전략, 리스크 관리, 지표와 목표)에 걸쳐 기후변화가 비즈니스에 미치는 영향과 대응 전략을 상세히 공개한다. 특히 주목할 점은 '시나리오 분석(Scenario Analysis)'을 통해 다양한 기후변화 시나리오(2°C 이하 시나리오 포함)에서 사업 모델의 회복력을 평가하고 이를 투명하게 공개한다는 것이다.
또한 엑손모빌은 '기후변화 리스크 위원회(Climate Change Risk Committee)'를 설치해 기후 관련 리스크와 기회를 체계적으로 관리한다. 이 위원회는 이사회와 경영진에게 정기적으로 보고하며, 기후변화 대응 전략의 이행을 감독한다. 특히 글로벌 메탄 감축, 플레어링(Flaring) 저감, 에너지 효율성 향상 등 구체적인 목표와 진행 상황을 매년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다.
엑손모빌의 사례는 투자자 압력과 거버넌스 변화가 기업의 투명성과 정보 공개에 미치는 영향을 잘 보여준다. 특히 전통적인 화석연료 기업이 기후 리스크 정보를 포괄적으로 공개하게 된 것은 ESG 정보 공개 요구가 모든 산업으로 확산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삼성전자의 통합 지속가능경영 보고
삼성전자는 2008년부터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해 왔으며, 점차 그 범위와 깊이를 확장해 왔다. 특히 2022년부터는 '통합 지속가능경영 보고'를 발간하며, 재무 정보와 비재무(ESG) 정보를 종합적으로 제시하는 접근법을 취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지속가능경영 보고는 GRI(Global Reporting Initiative) 스탠더드, SASB(Sustainability Accounting Standards Board), TCFD 권고안 등 글로벌 표준을 모두 충족하는 종합적인 보고체계를 갖추고 있다. 또한 UN SDGs와의 연계성을 명시하고, 각 목표별 기여 활동과 성과를 구체적으로 보고한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ESG 성과 데이터 공개의 포괄성이다. 환경 부문에서는 온실가스 배출량(Scope 1, 2, 3), 에너지 사용량, 용수 사용량, 폐기물 발생량 등을 글로벌 사업장 전체와 지역별, 사업부별로 상세하게 공개한다. 사회 부문에서는 임직원 현황, 다양성 지표, 산업안전 성과, 공급망 책임 관리 현황 등이 포함된다. 거버넌스 부문에서는 이사회 구성과 운영, 윤리경영 체계, 컴플라이언스 프로그램 등을 투명하게 공개한다.
삼성전자는 ESG 정보의 신뢰성 확보를 위해 제3자 검증을 실시하며, 주요 ESG 성과 지표에 대해 글로벌 검증 기관의 독립적인 검증을 받고 있다. 또한 국내외 ESG 평가기관의 평가 결과와 피드백을 보고서에 포함시켜 투명성을 높이고 있다.
지속가능경영 성과 측정과 평가
1. ESG 성과 측정 체계와 방법론
ESG 성과 측정의 중요성과 도전 과제
ESG 성과 측정은 "측정할 수 없으면 관리할 수 없다"는 경영의 기본 원칙에 따라 지속가능경영의 핵심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적절한 성과 측정은 ▲목표 설정과 진행 상황 모니터링 ▲내부 의사결정과 자원 배분 ▲외부 이해관계자와의 소통 ▲ESG 리스크와 기회 관리 등에 필수적이다.
그러나 ESG 성과 측정에는 여러 도전 과제가 있다. 첫째, 표준화된 측정 방법론의 부재다. 다양한 프레임워크와 표준이 공존하며, 기업마다 다른 지표와 방법을 사용해 비교가 어렵다. 둘째, 데이터의 가용성과 품질 문제가 있다. 특히 Scope 3 배출량이나 공급망 ESG 성과와 같은 간접적 영향은 측정이 더욱 어렵다. 셋째, 정성적 성과의 정량화 문제가 있다. 기업 문화, 다양성과 포용성의 질적 측면, 인권 존중 수준 등은 단순한 숫자로 환산하기 어렵다.
이러한 도전 과제에도 불구하고, ESG 성과 측정은 점차 정교화되고 있으며 다양한 프레임워크와 방법론이 개발되고 있다.
주요 ESG 성과 측정 프레임워크
ESG 성과 측정을 위한 다양한 프레임워크가 존재하며, 각각 고유한 특성과 강점을 가지고 있다. 주요 프레임워크로는 ▲GRI(Global Reporting Initiative) ▲SASB(Sustainability Accounting Standards Board) ▲TCFD(Task Force on Climate-related Financial Disclosures) ▲IIRC(International Integrated Reporting Council) 등이 있다.
GRI는 가장 오래되고 널리 사용되는 지속가능성 보고 프레임워크로, 모든 이해관계자를 대상으로 한 포괄적인 ESG 정보 공개를 지향한다. 환경, 사회, 경제, 거버넌스 영역에 걸쳐 광범위한 지표를 제공하며, 산업 특성을 반영한 부문별 가이드라인도 제공한다.
SASB는 투자자 관점에서 재무적으로 중요한(financially material) ESG 정보에 초점을 맞춘다. 77개 산업별로 특화된 지표를 제공해 해당 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ESG 이슈를 식별하고 측정할 수 있게 한다. SASB는 간결하고 비교 가능한 산업별 지표를 제공한다는 강점이 있다.
TCFD는 기후변화 관련 재무정보 공개에 특화된 프레임워크로, 기후 리스크와 기회가 조직에 미치는 재무적 영향에 초점을 맞춘다. 지배구조, 전략, 리스크 관리, 지표와 목표라는 네 가지 영역에서 권고안을 제시하며, 특히 시나리오 분석을 통한 기후 리스크 평가를 강조한다.
IIRC의 통합보고 프레임워크는 재무·비재무 정보를 통합적으로 보고하는 접근법을 제시한다. 조직이 단기, 중기, 장기적으로 가치를 창출하는 방식을 6가지 자본(재무, 제조, 지적, 인적, 사회관계, 자연)을 통해 설명하는 체계다.
최근에는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ISSB)가 이러한 다양한 프레임워크를 통합한 글로벌 지속가능성 보고 기준을 개발하고 있어, 향후 ESG 성과 측정의 표준화가 진전될 것으로 기대된다.
영향 측정 및 가치 평가(Impact Measurement and Valuation)
최근 주목받는 ESG 성과 측정 접근법은 '영향 측정 및 가치 평가(Impact Measurement and Valuation, IMV)'다. 이는 기업 활동이 사회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식별하고, 가능한 경우 화폐 가치로 환산하는 방법론이다. 이를 통해 기업은 창출하거나 파괴한 가치를 보다 포괄적으로 측정하고 관리할 수 있다.
KPMG의 '진정한 가치(True Value)', PwC의 '총영향 측정 및 관리(Total Impact Measurement and Management)', 자연자본연합(Natural Capital Coalition)의 '자연자본 프로토콜(Natural Capital Protocol)' 등이 대표적인 IMV 방법론이다. 이러한 접근법들은 기업 활동의 외부효과(externalities)를 내부화하고, 사회·환경적 가치를 비즈니스 의사결정에 통합하는 데 도움을 준다.
예를 들어, SK그룹은 '사회적 가치 측정(SV Measurement)' 체계를 구축해 경제간접 기여성과, 비즈니스 사회성과, 사회공헌 사회성과 등 세 가지 영역에서 창출한 사회적 가치를 화폐 단위로 측정한다. 2021년 SK그룹은 약 18조 원의 사회적 가치를 창출했다고 보고했으며, 이를 재무성과와 함께 '더블 바텀 라인'으로 관리하고 있다.
2. 핵심성과지표(KPI) 및 목표 설정 사례
환경(E) 분야 KPI 및 목표 설정
환경 분야에서는 다양한 KPI가 사용되며, 특히 기후변화 대응과 관련된 지표가 중요하게 다뤄진다. 대표적인 KPI로는 온실가스 배출량(Scope 1, 2, 3), 에너지 소비량 및 재생에너지 비율, 용수 사용량, 폐기물 발생량 및 재활용률, 자원 효율성 등이 있다.
애플은 2030년까지 공급망과 제품 전체 생애주기에 걸친 탄소중립을 목표로 설정했다. 이를 위해 제품 탄소발자국 75% 감축, 나머지 25%는 탄소 제거 프로젝트를 통한 상쇄라는 구체적인 KPI를 설정했다. 애플은 매년 '환경 진행 보고서(Environmental Progress Report)'를 통해 이러한 목표 달성 현황을 투명하게 공개한다.
유니레버는 '유니레버 지속가능한 생활 계획(USLP)'에서 환경 영향 감소를 위한 구체적인 KPI를 설정했다. 제품 생애주기 전반의 온실가스 발자국 50% 감축, 제품 1톤당 용수 발자국 50% 감축, 매립 폐기물 제로화 등의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정기적으로 측정·보고한다.
국내 기업 사례로는 SK이노베이션이 2025년까지 플라스틱 재활용 50만 톤, 배터리 재활용 40만 톤 등 구체적인 순환경제 KPI를 설정한 것을 들 수 있다. 또한 온실가스 감축, 환경오염물질 저감, 폐기물 재활용 등의 환경 개선 성과를 화폐 가치로 환산해 '환경 사회성과'로 측정·관리한다.
사회(S) 분야 KPI 및 목표 설정
사회 분야 KPI는 임직원, 공급망, 고객, 지역사회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 관련 지표를 포함한다. 대표적으로 임직원 관련 지표(다양성 및 포용성, 산업안전, 임직원 역량 개발 등), 공급망 관련 지표(책임 있는 조달 비율, 공급업체 ESG 평가 결과 등), 제품 책임 지표(고객 만족도, 제품 안전성 등), 사회공헌 지표(사회공헌 투자액, 수혜자 수, 사회적 영향 등) 등이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025년까지 리더십 포지션의 성별 및 인종 다양성 2배 확대, 공급업체의 50% 이상이 탄소중립 선언, 디지털 기술 교육을 통한 2500만 명의 역량 강화 등 구체적인 사회 분야 KPI를 설정했다. 특히 다양성 지표를 경영진 성과 평가 및 보상과 연계해 책임성을 강화하고 있다.
글로벌 광업 기업 BHP는 '사회적 가치 프레임워크(Social Value Framework)'를 통해 ▲안전 ▲직원 웰빙 ▲포용성과 다양성 ▲지역사회 관계 ▲원주민 파트너십 등 핵심 영역별 KPI를 설정하고 측정한다. 특히 2025년까지 전체 직원의 성별 균형 달성이라는 야심찬 목표를 설정하고, 매년 진행 상황을 공개한다.
국내 사례로는 SK텔레콤이 '더블 바텀 라인' 체계 하에 다양한 사회적 가치 KPI를 관리하는 것을 들 수 있다. 정보격차 해소(디지털 포용), 사회안전망 구축, 구성원 행복 등의 영역에서 구체적인 KPI를 설정하고, 이를 화폐 가치로 환산해 측정·관리한다. 특히 CEO와 주요 경영진의 성과 평가 및 보상에 이러한 사회적 가치 KPI를 20% 이상 반영하고 있다.
거버넌스(G) 분야 KPI 및 목표 설정
거버넌스 분야에서는 이사회 구성 및 운영, 윤리경영, 리스크 관리, 정보 공개 등과 관련된 KPI가 주로 사용된다. 대표적으로 이사회 관련 지표(독립성, 다양성, 전문성, 참석률 등), 윤리경영 지표(윤리규범 위반 건수, 내부고발 처리 현황 등), 리스크 관리 지표(ESG 리스크 평가 비율, 고위험 이슈 해결 비율 등), 투명성 지표(ESG 정보 공개 범위, 제3자 검증 비율 등) 등이 있다.
네덜란드 금융그룹 ING는 '윤리적 성과 KPI(Ethical Performance Indicator)'를 개발해 윤리 및 컴플라이언스 문화의 성숙도를 측정한다. 이 지표는 ▲임직원의 윤리적 행동에 대한 인식 ▲윤리적 딜레마 대응 역량 ▲부적절한 행위 보고 의향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ING는 이 KPI 결과를 경영진 성과 평가에 반영하고, 연차보고서를 통해 공개한다.
호주의 광업 기업 리오 틴토(Rio Tinto)는 2019년 원주민 유적지 파괴 사건 이후, 거버넌스 개선을 위한 구체적인 KPI를 설정했다. 특히 ▲원주민 관계 거버넌스 ▲문화유산 관리 ▲ESG 위험 관리 ▲이사회 다양성 등의 영역에서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CEO 및 경영진의 단기 인센티브 평가에 20% 이상 반영하고 있다.
국내 사례로는 LG화학이 '리스크 관리 성숙도 지수(Risk Management Maturity Index)'를 개발해 ESG 리스크 관리 수준을 정량적으로 측정하는 것을 들 수 있다. 이 지수는 ▲리스크 인식 ▲리스크 평가 ▲대응 체계 ▲모니터링 및 보고 등의 요소로 구성되며, 사업부별, 국가별로 측정해 취약 영역을 개선하는 데 활용된다.
3. ESG 성과의 내부 평가와 보상 연계
ESG 성과와 경영진 보상 연계 사례
ESG 성과를 경영진 평가 및 보상과 연계하는 것은 지속가능경영의 실행력을 높이는 중요한 메커니즘이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윌리스 타워스 왓슨(Willis Towers Watson)의 조사에 따르면, 2021년 기준 S&P 500 기업의 52%가 ESG 지표를 경영진 인센티브 계획에 포함하고 있으며, 이 비율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네덜란드 금융그룹 ABN AMRO는 경영진 성과 평가 중 30%를 비재무적 지표에 할당하며, 이 중 상당 부분이 ESG 관련 목표다. 특히 지속가능금융 규모, 탄소중립 로드맵 실행, 다양성 및 포용성 지표, 고객 만족도 등이 주요 평가 요소다. 이러한 목표는 단기 인센티브(연간 보너스)뿐만 아니라 장기 인센티브 계획에도 반영된다.
석유기업 쉘(Shell)은 2021년부터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경영진 보상과 직접 연계했다. 장기 인센티브 계획의 20%가 에너지 전환 지표(탄소 배출 강도 감축, 재생에너지 비중 확대 등)에 기반하며, 연간 보너스의 10%도 온실가스 감축 성과에 연동된다. 이는 화석연료 기업의 전환 과정에서 ESG 성과 관리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사례다.
국내에서는 SKT가 CEO와 경영진 평가 및 보상의 30%를 ESG 성과에 연계한 대표적 사례다. 여기에는 '사회적 가치' 목표(정보격차 해소, 동반성장 등)뿐만 아니라 환경(온실가스 감축, 폐기물 관리 등)과 거버넌스(윤리경영, 이해관계자 소통 등) 목표도 포함된다. SK그룹 전체적으로는 '사회적 가치 인센티브' 제도를 통해 각 계열사와 조직의 사회적 가치 창출 성과를 평가하고 보상하는 체계를 운영한다.
전사적 ESG 성과 관리 시스템
ESG 성과는 경영진뿐만 아니라 조직 전체가 관리해야 할 과제다. 이를 위해 선도 기업들은 전사적 ESG 성과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이는 ESG 목표 설정, 데이터 수집 및 분석, 성과 평가, 보고 및 피드백의 전체 사이클을 포함한다.
유니레버는 '컴퍼스(Compass)' 시스템을 통해 ESG 성과를 체계적으로 관리한다. 이는 '유니레버 지속가능한 생활 계획(USLP)'의 목표를 사업부, 국가, 브랜드, 팀 수준으로 세분화하고, 정기적으로 진행 상황을 측정·보고하는 시스템이다. 특히 주목할 점은 모든 관리자의 성과 평가에 담당 영역의 ESG 목표 달성도가 포함된다는 것이다. 유니레버는 이를 통해 지속가능성을 일상적인 비즈니스 의사결정에 통합하고 있다.
미국 소매기업 월마트(Walmart)는 'ESG 데이터 관리 시스템(ESG Data Management System)'을 구축해 전 세계 사업장과 공급망에 걸친 ESG 데이터를 수집·분석·보고한다. 특히 인공지능과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공급망 추적성과 ESG 데이터의 정확성을 높이고 있다. 이 시스템을 통해 수집된 데이터는 주간, 월간, 분기별로 경영진과 이사회에 보고되며, 전략적 의사결정에 활용된다.
국내 사례로는 포스코의 'ESG 통합 IT 플랫폼'을 들 수 있다. 이 시스템은 환경(대기, 수질, 폐기물, 화학물질 등), 사회(안전, 보건, 인권, 상생 등), 거버넌스(이사회, 윤리, 컴플라이언스 등) 영역의 데이터를 자동으로 수집·분석하고, 목표 대비 진행 상황을 모니터링한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이 시스템이 경영계획 수립 및 투자 의사결정 과정과 통합되어 있다는 것이다. 새로운 투자 프로젝트나 사업 계획은 ESG 영향 평가를 의무적으로 거쳐야 한다.
직원 참여와 ESG 문화 구축
ESG 성과 관리를 위해서는 시스템뿐만 아니라 조직 문화와 직원 참여가 필수적이다. 아무리 정교한 성과 관리 시스템이라도 직원들의 이해와 공감 없이는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내기 어렵다. 따라서 선도 기업들은 ESG를 조직 문화에 내재화하고 모든 직원의 참여를 유도하는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고 있다.
인도 IT 기업 인포시스(Infosys)는 'ESG 챔피언(ESG Champions)'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이는 각 사업부와 지역에서 ESG 이니셔티브를 주도할 직원 대표를 선발하고 교육하는 제도다. 이들 ESG 챔피언은 자신의 일상 업무와 함께 ESG 프로젝트를 이끌고, 동료들에게 ESG 관련 지식과 모범 사례를 공유하는 역할을 한다. 인포시스는 이들에게 추가 교육 기회, 경영진과의 교류 기회, 성과 평가 시 가점 등의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유니레버는 모든 직원이 브랜드 및 업무와 연계된 'ESG 액션 플랜(ESG Action Plan)'을 수립하도록 한다. 이 계획에는 개인 및 팀 차원에서 실천할 수 있는 구체적인 ESG 활동이 포함되며, 성과 관리 시스템을 통해 정기적으로 점검된다. 또한 '지속가능성 리더십(Sustainability Leadership)' 프로그램을 통해 모든 관리자가 ESG 관련 의사결정과 리더십 역량을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국내 사례로는 LG화학의 'ESG 아이디어 공모전'과 '그린 오피스(Green Office)' 프로그램을 들 수 있다. ESG 아이디어 공모전은 전 직원을 대상으로 ESG 혁신 아이디어를 모집하고, 우수작은 실제 프로젝트로 추진된다. 그린 오피스 프로그램은 사무실에서의 친환경 실천(종이 사용 줄이기, 에너지 절약, 분리수거 등)을 게임화(Gamification)하여 재미있게 참여할 수 있게 한다. 부서별 경쟁을 통해 성과를 측정하고, 우수 부서에는 포상을 제공한다.
이러한 직원 참여 프로그램은 ESG를 조직 DNA에 내재화하고, 지속가능경영이 소수 전문가의 영역이 아닌 모든 구성원의 일상적 업무로 자리 잡게 하는 데 기여한다.
ESG 리스크 관리와 가치 창출
1. ESG 리스크 식별 및 관리 체계
ESG 리스크의 유형과 중요성
ESG 리스크는 환경, 사회, 거버넌스 요소와 관련된 다양한 리스크를 포괄한다. 환경 리스크에는 기후변화 물리적/전환 리스크, 자원 고갈, 생물다양성 손실 등이 포함된다. 사회 리스크는 인권 침해, 노동 분쟁, 다양성 부족, 데이터 보안 등과 관련된다. 거버넌스 리스크는 부패, 이해상충, 부실한 이사회 감독, 비윤리적 행위 등을 포함한다.
ESG 리스크 관리가 중요한 이유는 이러한 리스크가 기업의 재무 성과, 평판, 규제 컴플라이언스, 장기적 생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기후변화는 물리적 자산 손상, 공급망 중단, 탄소세와 같은 규제 비용 증가 등 실질적인 재무 리스크를 수반한다. 인권 침해나 데이터 유출과 같은 사회적 리스크는 소비자 신뢰 하락, 소송, 벌금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최근에는 ESG 리스크가 재무적 성과에 미치는 영향이 강조되고 있다. MSCI의 연구에 따르면, ESG 리스크 관리 능력이 높은 기업들은 자본 비용이 낮고, 주가 변동성이 적으며, 장기적으로 더 나은 재무 성과를 보이는 경향이 있다.
선도 기업들의 ESG 리스크 관리 프레임워크
선도 기업들은 ESG 리스크를 기존 리스크 관리 체계에 통합하되, ESG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접근법을 개발하고 있다. 주요 특징으로는 ▲장기적 관점의 리스크 식별 ▲이중 중요성(Double Materiality) 접근법 ▲시나리오 분석과 스트레스 테스트 활용 등이 있다.
글로벌 은행 HSBC는 '기후 리스크 관리 프레임워크(Climate Risk Management Framework)'를 구축해 기후변화 관련 물리적 리스크와 전환 리스크를 체계적으로 관리한다. 이 프레임워크는 ▲리스크 지배구조 ▲리스크 식별 및 평가 ▲리스크 관리 및 통제 ▲리스크 모니터링 및 보고의 네 단계로 구성된다. 특히 주목할 점은 다양한 기후 시나리오(2°C, 3°C, 4°C 등)에 따른 포트폴리오 영향을 분석하고, 이를 대출 및 투자 의사결정에 반영한다는 것이다.
유니레버는 '중요성 평가(Materiality Assessment)'를 통해 핵심 ESG 리스크를 식별하고 우선순위를 정한다. 이 과정에서 재무적 중요성(기업에 미치는 영향)과 사회환경적 중요성(외부 세계에 미치는 영향)을 동시에 고려하는 이중 중요성 접근법을 취한다. 식별된 핵심 리스크는 이사회 수준의 '통합 리스크 관리 프레임워크(Integrated Risk Management Framework)'에 포함되어 정기적으로 모니터링된다.
국내 사례로는 신한금융그룹의 '환경사회 리스크 관리 체계(ESRM)'를 들 수 있다. 이 체계는 대출 및 투자 대상 프로젝트나 기업의 환경·사회적 리스크를 평가하고, 고위험 영역에 대한 강화된 실사와 의사결정 프로세스를 적용한다. 특히 12개 고위험 영역(석탄발전, 원자력, 무기, 도박 등)에 대해서는 그룹 차원의 'ESG 섹터 정책'을 수립해 일관된 기준으로 리스크를 관리한다.
공급망 ESG 리스크 관리
공급망은 ESG 리스크에 특히 취약한 영역이다. 복잡한 글로벌 공급망은 기업이 직접 통제하기 어려운 다양한 ESG 리스크(강제노동, 환경 오염, 부패 등)에 노출될 수 있다. 더욱이 EU 공급망 실사법(CSDD), 독일 공급망 실사법 등 관련 규제가 강화되면서, 공급망 ESG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애플은 '공급업체 책임 프로그램(Supplier Responsibility Program)'을 통해 공급망 ESG 리스크를 체계적으로 관리한다. 이 프로그램의 핵심은 3단계 리스크 관리 프로세스다. 첫째, 국가 리스크, 제조 공정 리스크, 과거 성과 등을 고려한 리스크 평가를 실시한다. 둘째, 고위험 공급업체를 대상으로 철저한 현장 평가를 진행한다. 셋째, 문제가 발견된 경우 시정 조치 계획을 수립하고 이행을 모니터링한다. 특히 주목할 점은 공급업체의 역량 구축에 중점을 둔다는 것이다. 애플은 공급업체 직원 교육, 관리 시스템 개선, 기술 지원 등을 제공해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돕는다.
네슬레는 '공급망 투명성(Supply Chain Transparency)' 이니셔티브를 통해 주요 원재료의 공급망을 추적하고 ESG 리스크를 관리한다. 특히 카카오, 커피, 설탕, 야자유 등 고위험 원재료에 대해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원산지 추적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를 통해 소비자들은 제품의 원재료가 어디서, 어떻게 생산됐는지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책임 있는 조달 가이드라인(Responsible Sourcing Guidelines)'에 따라 모든 주요 공급업체를 정기적으로 평가하고, 고위험 공급업체에 대해서는 제3자 검증을 실시한다.
국내 사례로는 삼성전자의 '공급망 리스크 관리 시스템(G-SRM)'을 들 수 있다. 이 시스템은 협력사의 노동인권, 환경, 안전보건, 윤리 등 ESG 요소를 포함한 종합적인 평가를 실시한다. 특히 '핫스팟 분석(Hot Spot Analysis)'을 통해 국가별, 산업별 주요 ESG 리스크를 식별하고, 이에 따라 차별화된 관리 전략을 적용한다. 또한 1차 협력사가 2차 협력사의 ESG 리스크를 관리하도록 하는 '책임 있는 비즈니스 동맹(RBA)' 프로그램을 운영해 공급망 전반의 ESG 성과 향상을 도모한다.
2. ESG를 통한 비즈니스 기회와 가치 창출
ESG 투자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ESG는 리스크 관리를 넘어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와 가치 창출의 원천이 될 수 있다. ESG 투자는 장기적 관점에서 지속가능한 성장과 혁신을 위한 전략적 결정이다. 주요 영역으로는 ▲지속가능 제품 및 서비스 개발 ▲순환경제 비즈니스 모델 ▲저탄소 기술 및 인프라 ▲포용적 비즈니스 등이 있다.
유니레버는 '지속가능한 생활 브랜드(Sustainable Living Brands)'를 통해 ESG를 비즈니스 성장의 동력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 브랜드들은 환경 발자국 감소, 사회적 영향 개선 등 명확한 지속가능성 목표를 가지고 있다. 유니레버의 분석에 따르면, 지속가능한 생활 브랜드는 일반 브랜드보다 50% 이상 빠르게 성장하며, 전체 매출 성장의 75% 이상을 기여한다. 이는 ESG가 비즈니스 성과와 직결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전기차 기업 테슬라는 저탄소 전환이라는 ESG 트렌드를 비즈니스 기회로 성공적으로 활용한 대표적 사례다. 테슬라는 전기차뿐만 아니라 태양광 패널, 에너지 저장 시스템 등 지속가능한 에너지 생태계 전반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특히 주목할 점은 테슬라가 단순한 제품 제조사를 넘어,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 기업으로 자리매김하며 추가적인 수익 모델을 창출하고 있다는 것이다.
국내 사례로는 SK이노베이션의 '그린 트랜스포메이션(Green Transformation)' 전략을 들 수 있다. SK이노베이션은 기존의 석유화학 사업 비중을 줄이고, 배터리, 소재, 친환경 에너지 등 저탄소 비즈니스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특히 배터리 사업은 전기차 시장 성장과 함께 핵심 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았으며, 폐배터리 재활용, BMaaS(Battery Management as a Service) 등 순환경제 모델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ESG 혁신과 연구개발
ESG 도전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혁신과 연구개발은 장기적 경쟁 우위의 원천이 될 수 있다. 특히 기후변화, 자원 고갈, 사회적 불평등 등 복잡한 문제는 혁신적인 기술과 비즈니스 모델을 필요로 한다. 이러한 혁신은 단순한 제품 개선을 넘어, 시스템 수준의 변화를 목표로 한다.
네덜란드의 DSM은 전통적인 화학 기업에서 영양, 건강, 지속가능한 생활 솔루션 기업으로 성공적으로 전환한 사례다. DSM은 연구개발 투자의 60% 이상을 기후와 에너지, 순환경제, 건강과 영양 등 지속가능성 관련 영역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주목할 만한 혁신으로는 가축의 메탄 배출을 30% 이상 감소시키는 사료 첨가제 '클린 카우(Clean Cow)', 물고기 양식 없이 오메가-3 지방산을 생산하는 해조류 기반 기술 등이 있다. 이러한 혁신 제품들은 ESG 도전 과제를 해결하면서도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고 있다.
글로벌 소비재 기업 P&G는 '지속가능성을 위한 혁신(Innovation for Sustainability)' 프로그램을 통해 제품 개발 초기 단계부터 ESG를 통합하고 있다. 특히 '지속가능성 체크리스트(Sustainability Scorecard)'를 모든 신제품 개발 과정에 적용해, 환경 발자국, 소비자 가치, 사회적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이러한 접근법을 통해 개발된 혁신 사례로는 냉수에서도 효과적인 세제 기술(에너지 절약), 농축 액체 세제(포장재 감소), 종이 재활용이 가능한 기저귀 등이 있다.
국내 사례로는 현대자동차의 수소 모빌리티 생태계 구축을 들 수 있다. 현대차는 수소전기차 넥쏘(NEXO)를 시작으로, 수소 트럭, 수소 버스 등으로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더 나아가 수소 에너지를 선박, 열차, 발전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하는 '수소 비전 2040'을 발표했다. 특히 수소 생산-저장-운송-활용에 이르는 전체 가치사슬에 걸친 기술 혁신을 추진함으로써, 저탄소 사회로의 전환을 위한 장기적 솔루션을 제시하고 있다.
ESG 성과와 재무적 가치의 연계
ESG 성과를 재무적 가치와 연계하는 것은 지속가능경영의 비즈니스 케이스(Business Case)를 강화하는 데 중요하다. 이를 위해 기업들은 다양한 방법론을 개발하고 있으며, 특히 ESG 활동의 재무적 영향(비용 절감, 매출 증대, 리스크 감소, 브랜드 가치 향상 등)을 정량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맥킨지(McKinsey)는 'ESG 프리미엄(ESG Premium)' 개념을 통해 ESG 성과가 기업 가치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이 연구에 따르면, 강력한 ESG 프로필을 갖춘 기업들은 평균적으로 10% 이상의 기업 가치 프리미엄을 누린다. 이는 ▲운영 효율성 향상 ▲규제 리스크 감소 ▲직원 생산성 향상 ▲고객 충성도 제고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발생한다.
네덜란드 화학 기업 DSM은 '브라이터 리빙 베네핏(Brighter Living Benefits)' 방법론을 통해 제품의 환경 및 사회적 영향을 측정하고, 이를 재무적 가치와 연계한다. 이 방법론은 제품의 전체 생애주기에 걸친 환경 발자국(탄소, 물, 토지 사용 등)과 사회적 영향(건강, 생계, 웰빙 등)을 평가한다. DSM에 따르면, 2021년 기준으로 전체 매출의 64%가 환경 및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창출하는 '브라이터 리빙 솔루션(Brighter Living Solutions)'에서 발생했다.
국내 사례로는 SK그룹의 '사회적 가치 측정(SV Measurement)' 체계를 들 수 있다. SK는 환경 성과(온실가스 감축, 자원 절약, 오염물질 저감 등)와 사회 성과(노동, 동반성장, 지역사회 기여 등)를 화폐 가치로 환산해 측정한다. 이를 통해 ESG 활동의 경제적 가치를 가시화하고, 의사결정에 반영한다. 예를 들어, SK텔레콤은 2021년 환경 영역에서 7,081억 원, 사회 영역에서 2조 1,465억 원의 사회적 가치를 창출했다고 측정·보고했다. 특히 ICT 기술을 활용한 사회문제 해결이 높은 가치를 창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론: 거버넌스와 성과 측정의 미래 방향
1. ESG 거버넌스의 발전 방향
ESG 거버넌스는 지속적으로 진화하고 있으며, 미래에는 더욱 통합적이고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발전 방향으로는 다음을 들 수 있다.
첫째, ESG를 핵심 전략과 더욱 긴밀하게 통합하는 '전략적 ESG 거버넌스'가 강화될 것이다. ESG는 별도의 활동이 아닌, 기업 목적과 전략의 핵심 요소로 자리 잡을 것이다. 이를 위해 이사회와 경영진은 ESG를 비즈니스 모델, 자본 배분, 리스크 관리, 성과 평가 등 주요 의사결정에 체계적으로 통합해야 한다.
둘째, '이해관계자 참여 거버넌스(Stakeholder Engagement Governance)'가 중요해질 것이다. 이는 고객, 직원, 지역사회, 협력업체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목소리를 경영 의사결정에 반영하는 체계적인 메커니즘을 의미한다. 특히 외부 ESG 자문위원회, 이해관계자 포럼, 열린 이해관계자 대화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한 피드백 수렴이 확대될 것이다.
셋째, '동적 ESG 거버넌스(Dynamic ESG Governance)'의 필요성이 커질 것이다. ESG 이슈와 이해관계자 기대는 계속 변화하기 때문에, 이에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는 거버넌스 체계가 필요하다. 정기적인 중요성 평가, 시나리오 분석, 이머징 이슈 모니터링 등을 통해 변화하는 ESG 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능력이 중요해질 것이다.
2. ESG 성과 측정의 표준화와 디지털화
ESG 성과 측정은 표준화와 디지털화라는 두 가지 주요 트렌드를 따라 발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첫째, ESG 성과 측정과 보고의 표준화가 가속화될 것이다. 현재 ISSB(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를 중심으로 글로벌 ESG 보고 표준 개발이 진행 중이며, 이는 기업 간 비교 가능성과 투명성을 높일 것이다. 또한 EU의 기업 지속가능성 보고 지침(CSRD)과 같은 규제적 표준화도 확대될 전망이다. 이러한 표준화는 ESG 워싱(ESG Washing)을 방지하고, ESG 성과에 대한 신뢰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다.
둘째, ESG 데이터의 디지털화와 자동화가 진전될 것이다. 인공지능, 빅데이터, IoT 등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ESG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분석·보고하는 시스템이 확산될 것이다. 특히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ESG 데이터의 신뢰성과 추적성 확보, 위성 이미지 분석을 통한 환경 모니터링, 소셜 미디어 분석을 통한 평판 리스크 감지 등 첨단 기술의 활용이 증가할 것이다.
셋째, '임팩트 측정 및 가치 평가(Impact Measurement and Valuation)'가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단순한 ESG 활동이나 산출물(output)을 넘어, 실질적인 사회·환경적 영향(impact)과 그 경제적 가치를 측정하는 방법론이 발전할 것이다. 이는 ESG 활동의 효과성을 높이고, 자원 배분의 효율성을 제고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3. 지속가능한 가치 창출을 위한 통합적 접근
지속가능한 가치 창출을 위해서는 E, S, G 요소를 균형 있게 고려하는 통합적 접근이 필요하다. 특히 거버넌스(G)는 환경(E)과 사회(S) 성과를 뒷받침하는 기반이라는 점에서 중요성이 더욱 부각될 것이다.
첫째, '시스템 사고(Systems Thinking)'를 통한 접근이 강화될 것이다. 기업 활동이 환경, 사회,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상호 연결되어 있으며, 이를 통합적으로 이해하고 관리하는 능력이 중요해질 것이다. 특히 가치사슬 전반에 걸친 ESG 영향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고 개선하는 시스템적 접근이 필요하다.
둘째, '장기적 가치 관점(Long-term Value Perspective)'이 중요해질 것이다. 단기적 성과에 치중하는 기존의 경영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장기적 가치 창출과 지속가능성을 중심에 두는 관점이 강화될 것이다. 이를 위해 장기 인센티브 체계, 통합 보고, 장기 투자자와의 관계 구축 등이 중요해질 것이다.
셋째, '협력적 접근(Collaborative Approach)'이 필수적이다. 기후변화, 인권, 불평등과 같은 복잡한 지속가능성 과제는 단일 기업이 해결할 수 없으며, 산업 내 경쟁사, 정부, 시민사회, 학계 등과의 협력이 필요하다. 특히 산업 내 공통 표준 개발, 사전 경쟁적(pre-competitive) 영역에서의 협력, 공공-민간 파트너십 등이 확대될 것이다.
ESG 거버넌스와 성과 측정의 고도화는 기업의 지속가능한 가치 창출을 위한 핵심 요소다. 특히 거버넌스는 환경과 사회적 목표 달성을 위한 토대로서, 기업의 장기적 성공과 사회적 기여를 동시에 추구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앞으로 기업들은 ESG를 단순한 리스크 관리나 규제 대응 차원이 아닌, 전략적 기회와 혁신의 원천으로 활용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ESG를 기업의 목적과 전략에 내재화하고, 이해관계자들과의 진정한 소통과 협력을 추구하며, 지속가능한 가치 창출을 위한 장기적 관점의 의사결정이 필요하다. 또한 투명하고 신뢰할 수 있는 ESG 성과 측정과 보고를 통해 책임성을 강화하고, 지속적인 개선과 혁신을 추구해야 한다.
결국 ESG 거버넌스와 성과 측정은 기업이 사회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이를 통해 장기적이고 지속가능한 가치를 창출하기 위한 필수적인 도구다. 이러한 접근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경제적 성공이 대립되는 개념이 아닌, 상호 보완적이고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관계임을 보여준다. 기업들이 이러한 통합적 접근을 통해 비즈니스 성공과 사회적 가치 창출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함께 달성할 때, 진정한 의미의 지속가능경영이 실현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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